작도모 4월 모임 리뷰 <도시기획자들과 임팩트 투자자들의 만남>

Sangbin Lee
2018-05-04 18:00
조회수 1481

20180426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체인지메이커스 홀



기획자가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것은 중요합니다. 투자자가 좋은 기획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말이죠. 훌륭한 기획자가 목마른 사슴이라면 좋은 투자자는 샘물이고, 좋은 투자자가 서말의 구슬을 갖고 있다면 꿰어줄 사람은 기획자일 겁니다.



4월 작은도시기획자들의 모임(작도모)은 지난 26일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체인지메이커스 홀에서 ‘도시기획자들과 임팩트 투자’라는 주제로 이뤄졌습니다. 작도모 활동회원, 임팩트투자사, 일반 청중 등 70여명의 참여 하에 작도모 활동회원 다섯개 팀이 도시를 이롭게 하기 위한 각자의 아이디어를 발표했습니다. 자리에 함께한 한국토지공사(LH), 서울시, 공공그라운드 등 임팩트 투자팀들도 이에 화답해 자신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가치와 수익 두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형태의 투자입니다. 최근 수익만을 좇는 기존 투자의 한계에 맞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임팩트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정부는 지난 2월 임팩트금융국가자문위원회(NAB)를 출범하고 300억원 규모의 사회투자펀드를 신설, 앞으로 5년간 최대 1000억원까지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그야말로 작은도시기획자들에게 딱 맞는 취지의 투자인 셈이죠.

 


◎ “지역 아이덴티티 살린 이야기꾼 ‘로컬브랜더’ 키우자...” 5개 팀의 도시이야기 발표



발표자들 중 인기남은 단연, 로컬벤처 ‘빌드’의 우영승 대표님과 공공 디벨로퍼 ‘어반하이브리드’의 이상욱 대표님이었습니다. (질문수 기준이랍니당)

 

빌드는 경기 시흥시 월곶 일대에서 커뮤니티 기반의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꺾이고 모텔과 유흥업소만 즐비한 월곶 지역에 ‘엄마를 위한’, ‘아이를 위한’, ‘지역 공동체를 위한’ 공간들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빌드 3호점 ‘바이아이’는 주민들이 직접 건물을 소유하고 운영 수익을 공유하는 지역 자산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뛰며 시민, 건물주, 관청 등 다양한 주체와 일하는 경험을 갖춘 우대표님은 관공서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하냐는 질문에 “지자체는 도시기획자가 조금만 잘하면 온 과에서 다 부른다”며 “하지만 실속이 없는 경우도 있어 너무 관청에 의존하기보단 자생력을 갖추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상욱 어반하이브리드 대표님은 공공 자금을 받아 도시를 개발하는 ‘팁’을 전수했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담더라도 도시를 기획·개발할 때 필요한 부동산 자금은 여전히 부담스러운데, 부동산을 펀드나 리츠 같은 금융상품을 만들면 마치 주식처럼 유동화·지분화돼 공공기금이 보유하거나 이를 담보로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그는 이에 부동산 금융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는 영세한 도시사업의 수익구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공공기금을 저리로 받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금융비용을 낮추라”고 충고했습니다.


자칭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능하다는 엔스페이스의 정수현 대표(a.k.a 이장)님은 ‘로컬 브랜더’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로컬 브랜더는 지역 공간의 특색을 살려 매력적인 지역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기획자를 일컫는데, 공간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그는 “플랫폼 데이터를 지난 3년간 추적한 결과 로컬 브랜더의 성격을 지닌 분들이 전체 7000팀 중 5% 정도는 되더라”라며 “로컬 브랜더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월매출 1000만원 정도는 내는 팀들이 2021년까지 1000팀 정도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로컬브랜더를 교육하고 키우는 ‘스페이스비즈(SpaceBiz)’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허름한 공장, 창고 공간을 ‘하얗게’ 만들어 있는 상태 그대로를 빌려주는 백지장의 김차근 대표님은 허름한 공간만 딸랑 있는 곳이 어떻게 1년반동안 550팀, 6000여명의 방문객이 빌리러 찾아오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는지 됐는지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는 ‘미니멀리즘’을 강조했습니다. “저도 모임하면 헤이그라운드 같이 좋은 공간에서 하고 싶다”며 “하지만 공간을 굳이 꾸며 돈을 더 받기보단 ‘100달러 컴퓨터’처럼 저렴하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야말로 여백이 가득한 백지장의 공간은 애니덕후들의 영화관이, 디제잉 동호회의 클럽이 되기도 하고,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이야기하는 살롱으로 쓰이기도 하고 있습니다.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송주희님은 덴마크의 쉐어하우스 방문 경험담을 바탕으로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 바우처가 우리 도시에 필요하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유럽 10개국 11개 도시의 청년 혁신공간을 방문하는 ‘잇잇곳곳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그는 2명의 덴마크 청년이 청년들을 위해 만든 컨테이너 마을 CPH 쉘터(Shelter)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바일을 통해 마을을 연결하고 전 세계 10개 마을에서 2500명의 청년들을 위한 주택을 만든다는 생각. 그는 이를 우리에게도 적용해 청년 쉐어하우스를 늘리고 쉐어하우스 사용금액 50%는 정부 지원으로, 그리고 그 금액은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청년기업가들에게 돌리자고 이야기했습니다.


◎ 평소보다 2~3배 많은 70여명 참석…임팩트투자자 10여명도 자리에 



일반적으로 작도모 모임이 20~30명 정도로 진행되는데 이번 모임은 2~3배 정도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그만큼 도시재생 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크고, 투자 사이드에서의 니즈도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작도모 다섯 팀 발표 이후엔 발표자보다 더 많은 6팀의 임팩트 투자사와 한 분의 ‘착한 건물주’께서 본인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개해주신 임팩트투자사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소개 순서대로) ▲미스크(MYSC)의 김정태 대표님  ▲LH 따뜻한경제지원센터의 최영 센터장님 ▲공공그라운드의 궁혜연 팀장님 ▲비플러스의 박기범 대표님 ▲서울시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의 이종석 매니저님 ▲유한책임회사 더함 커뮤니티실 김준호 이사님

작도모엔 정기 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기념품 증정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이상욱 대표님이 쓴 ‘2020 부동산 메가트렌드’ (짜잔). 진주와 울산에서 오신 분, 그리고 한건물주의 사모님께 돌아갔습니다.

조물주 위에 계시다는(:D) 건물주께서도 자리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착한 건물주 프로젝트’를 시작하셨다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이광근 교수님은 상수동에 있는 본인의 공간을 채워줄 멋진 도시기획자들을 모집하신다고 합니다. 

매 2개월마다 열리는 작도모 모임의 다음 개최지는 부산입니다. 활동회원의 워크샵 형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5월엔 ‘작은도시기획자들의 폴리틱스(the politics)’라는 주제로  지방선거 전, 각 정당과 후보들의 주요 공약을 돌아보고 이에 대해 작도모만의 목소리를 정리하는 특별 모임을 가질 예정입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이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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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리뷰가 한 편의 기획기사 같아요^^